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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야기

쇼팽 - 피아노 협주곡 1번 e단조

돌아온아톰 2017. 4. 25. 09:49

피아노의 시인이라 불리는 쇼팽은 리스트와 더불어 피아노라는 악기를 예술의 최고 경지로

이끈 음악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역시 많은 음악가처럼 질병에 걸려 병약한 음악의 삶을 살았지만 시대가 지나도 그의 음악이

명곡으로 남아있는 것은 음악을 위해 모든걸 쏟아낸 그의 정열과 사랑이 녹아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나라 처럼 강대국에 둘러싸여 수많은 압제와 고통을 당한 폴란드는 수많은 나라의 보물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 상당수가 '쇼팽'을 최고의 국보로 손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만큼 쇼팽은 폴란드 국민들에게 있어서 엄청난 자부심이자 긍지입니다.

39년을 살다간 쇼팽의 음악적 생애는 피아노로 시작해서 피아노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협주곡은 모두 두 곡을 남겼습니다.

<피아노 협주곡 1번 e단조 op.11>은 스무 살이던 1830년에 그리고 <피아노 협주곡 2번 f단조 op.21>은

그보다 1년쯤 전에 작곡했습니다.

말하자면 <1번 e단조>를 더 나중에 썼습니다.

하지만 출판을 먼저 했기 때문에 '1번 협주곡'으로 자리했습니다.

이 곡은 쇼팽이 폴란드를 떠나면서 가졌던 '고별 연주회'에서 초연한 음악입니다.

1830년 10월11일 바르샤바 국립극장 이곡에 대한 쇼팽 스스로의 언급은 친구인 티투스 보이체호프스키에게

보낸 편지에서 확인됩니다.

쇼팽은 1830년 5월15일의 편지에서 이 곡의 2악장에 대해 이렇게 기술합니다.

 "이 새로운 협주곡의 아다지오는 E장조라네. 여기서 나는 강렬한 힘을 추구하지 않았어.

로맨틱하고 평화로운 기분에 젖어 약간의 우울함을 느끼면서, 많은 추억들을 되살리는 장소를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담아내려고 했지. 아름다운 봄의 달빛이 어린 밤처럼 말이야."

그의 말처럼 이 곡은 강렬하지 않습니다.

약간의 우울함, 추억의 장소에 대한 회상 달빛이 고즈넉한 아름다운 봄밤의 정취입니다.

말하자면 고향을 떠나 더 넓은 세계로 나가기로 마음을 굳힌 쇼팽의 심정을 담아내는 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이 곡을 작곡하던 시기에 쇼팽은 갓 스무 살 청년이었습니다.

당시의 쇼팽은 음악적으로 아직 무르익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협주곡 1번과 2번은 오케스트레이션 부분에서 음악적으로 취약하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입니다.

또 스무 살 청년들이 흔히 그렇듯이 감상주의의 편린을 음악 곳곳에서 드러내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부분적 미숙함에도 불구하고 쇼팽이 남긴 두 곡의 피아노 협주곡은 듣는 이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줍니다.

쇼팽 이전의 음악사에서는 만나기 어려웠던 피아노의 독특한 뉘앙스 음을 밀고 당기면서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선율미가 그것입니다. 

아울러 듣는 이의 마음 속으로 곧바로 스며들어오는 직접적인 낭만성

같은 것들이야말로 쇼팽 음악의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음악에는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정서적 매력이 존재합니다.

게다가 이 곡은 고향을 떠나는 스무 살 청년의 마음을 담아내면서 훗날의 쇼팽이 죽는 날까지

앓아야했던 '향수병'을 미리부터 예감케 합니다.

1837년 9월 파리에 도착한 쇼팽은 폴란드 억양이 짙은 프랑스어로 말하면서 살았다고 합니다.

노상 그리워했던 고향에는 죽는 날까지 결국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쇼팽의 많은 음악들이 그렇듯이 <피아노 협주곡 1번 e단조>는 아무런 설명없이 들어도 가슴으로

잔잔하게 밀려들어옵니다.

애상이 깃든 가요적 선율이 빈번히 등장하는 까닭에 서너 번만 반복해 들으면 음악이 그대로 외워집니다.

 

1악장은 관현악이 당당하면서도 비장한 분위기의 첫 번째 주제를 제시하면서 시작합니다.

두 번째 주제는 현악기들이 연주하는 가요풍의 선율입니다.

다시 첫 번째 주제가 연주되다가 마침내 피아노가 등장해 두개의 주제 선율을 잇달아 펼쳐냅니다.

듣는 이의 마음을 좀더 끌어당기는 선율은 역시 두 번째 주제입니다.

2악장은 느린 템포의 로망스 악장입니다. 

현악기들이 여리게 도입부를 이끌고 이어서 피아노가 노래하는 듯한 주제 선율을 연주합니다.

쇼팽이 친구 보이체호프스키에게 얘기했던 바로 그 악장입니다.

약간의 우울함과 회상의 분위기 달빛의 느낌 등으로 가득한 악장입니다.

중단없이 아타카로 이어지는 3악장은 생기 넘치는 도입부로 시작하는 론도(Rondo)악장입니다.

론도는 하나의 주제를 계속 반복하는 것입니다.

그 사이사이에 에피소드 풍의 삽입구가 끼어듭니다.

도입부가 끝나면 피아노가 스케르찬도로  연주하는 민속음악풍의 발랄한 선율이 등장하는데

그것이 바로 3악장의 론도 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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