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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야기

슈베르트 - 겨울 나그네

돌아온아톰 2017. 4. 24. 19:17

<겨울 나그네>는 언제 들어도 좋지만 역시 눈 쌓인 겨울에 들어야 절절하게 가슴에 울립니다.

모두 24곡으로 이뤄진 이 가곡집의 전편을 관통하는 주제는 '세상에서 버림받은 나그네의 정처없는 방랑'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매우 슈베르트적인 주제라 할 수 있는데 <방랑자 환상곡>과 일맥상통하는 주제입니다.

중요한 점은 가사를 음미하면서 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31년의 짧은 생을 살았던 슈베르트는 약 600곡의 가곡을 썼는데 그중에서도 가곡집 형태로

출판된 것은 모두 세 작품입니다.

작곡연도로 살펴보자면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 <겨울 나그네> <백조의 노래>순입니다.

그 어느 것이든 가사를 음미하며 들어야 제맛이고 <겨울 나그네>는 가급적 혼자들어야 좋습니다.

만약 다중이 모인 콘서트홀에서 이 음악을 듣게 될지라도 자신의 내면에만 고독하게 집중해야

음악이 가슴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슈베르트의 가곡을 듣는다는 것은 혼자 떠나는 여행과 비슷합니다.

게다가 <겨울 나그네>의 제목인 'Die Winterreise'를 우리말로 직역하면 '겨울여행'입니다.

물론 그 여행은 허무와 비애 그리고 외로움으로 가득합니다.

가사를 쓴 이는 빌헬름 뮐러 라는 독일 시인입니다.

독일문학사에 그다지 유명한 시인은 아닌데 슈베르트는 그의 시를 무척 좋아했던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와 <겨울 나그네>는 모두 그의 시를 가사로 삼고 있습니다

뮐러의 시에서 '정처 없는 방랑자'의 모습이 강하게 나타나는데 슈베르트는 거기에 매혹당하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뮐러는 1827년 3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는데 사인은 심근경색이었다고 합니다.

1827년은 <겨울 나그네>가 작곡된 바로 그해입니다.

슈베르트가 가장 존경했던 음악가 베토벤이 그해 봄에 세상을 떠나고 좋아했던 시인 뮐러도

같은 해 9월에 세상을 등졌던 것입니다.

슈베르트는 그 해 10월에 <겨울 나그네>를 완성하고 이듬해인 1827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시인 뮐러보다 더 젊은 나이인 31세였습니다.

 

가곡집 <겨울 나그네>는 모두 24곡으로 이뤄져 있는데, 몇 곡만 가사를 살펴보겠습니다.

 

1곡 '밤인사'

(1절)낯선 이방인으로 왔다가 다시 이방인으로 떠나네. 5월은 내게 친절했네.

꽃들은 만발하고 소녀는 사랑을 속삭였네. 그녀의 어머니는 결혼을 약속했네.

그러나 이제 세상은 슬픔으로 가득 차고 길은 눈에 덮였네.

(2절)여행을 떠날 날을 정하지도 못했는데, 나는 어둠 속에서 스스로 길을 찾아 나서네.

달빛을 벗 삼고 짐승의 발자국을 따라, 하얀 풀밭을 지나가네.

(3절)사람들이 나를 쫓아낼 때까지, 나는 왜 서성이며 기다리는 것일까.

주인의 문 밖에서 짖는 개야, 짖을 테면 얼마든지 짖으려무나.

사랑은 방랑을 좋아한다네. 신이 그렇게 이곳저곳을 떠돌도록 정해 놓았네.

그러니 내 사랑이여, 이제는 안녕!

(4절)너의 단꿈을 방해하지 않고, 너의 휴식을 훼방치도 않으리.

발걸음도 들리지 않게 살그머니 문을 닫으리.

떠나면서 그 문에 '안녕'이라고 적으리.

너는 그것을 보고, 너를 사랑했던 내 마음을 기억할까.

 

5곡 '보리수'

(1절)성문 앞 우물 곁에 보리수가 서 있네.

나는 그 그늘 아래서 많은 꿈을 꾸었지. 그토록 많은 사랑의 말을 가지에 새겼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그 나무 밑을 찾았네.

(2절)오늘도 나는 어두운 밤에 그곳을 지나가네. 깜깜한 어둠 속에서 나는 눈을 감지.

나뭇가지가 흔들리면서 '이리 오게 친구여. 여기서 안식을 찾게'라고 속삭이네

(3절)차가운 바람이 얼굴 위로 매섭게 불고 어딘가로 날라 갔네.

그래도 나는 뒤돌아보지 않는다네

(4절)그곳을 떠나고 많은 시간이 흘렀지.

그래도 나는 여전히 '여기서 안식을 찾으라'는 속삭임을 듣고 있다네

 

6곡 '넘쳐흐르는 눈물'

(1절)눈물이 쉼 없이 눈 위로 떨어져, 내 뜨거운 슬픔을 차디찬 눈이 삼켜 버리네.

풀들이 파릇하게 돋아나면 따뜻한 바람이 불고 얼음이 깨지고 눈도 녹겠지.

(2절)눈아, 너는 내 그리움을 알고 있겠지. 어디로 흘러가는지 말해보렴.

내 눈물을 쫓아가면 어느덧 시냇물에 가닿을 텐데.

눈물이 도시로 흘러들어 번화한 거리를 지나서 뜨겁게 반짝이면, 그곳이 바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집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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