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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 E플랫장조'는 요한 네포무크 훔멜의 곡과 더불어 트럼펫 협주곡의 대표적인

걸작으로 손꼽힙니다. 훔멜은 하이든 바로 다음 세대의 작곡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이든의 곡이 독주 파트에서 고음역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것에 비해 훔멜의 곡은 저음역 쪽이

보다 강조돼 있습니다.

알려져 있다시피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은 1973년부터 1996년까지 방송됐던 MBC TV프로그램

<장학퀴즈>의 시그널 음악이었습니다.

방송시작과 동시에 "빰밤 빰밤 빰빰빰밤' 하면서 알레그로(빠르게)템포의 3악장 주제가 시원하게

흘러나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이 곡은 한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음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1990년대 초등학생이었을 지금의 30대들로부터 1970년대에 고등학교에 다녔을 60대들까지

자식과 부모세대가 공유하고 있는 음악입니다.

하이든은 이 곡을 64세였던 1796년에 작곡했습니다.

그가 남긴 협주곡은 주로 건반악기 쪽에 치중돼 있는 편이고 그밖에는 바이올린 협주곡과

첼로 협주곡들 아주 약간의 관악기들을 위한 협주곡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자필악보나 신빙성 높은 필사악보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정확하게 몇 곡인지를

헤아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행히 '트럼펫 협주곡 E플랫장조'는 자필악보로 작곡연대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하이든의 모든 협주곡 중에서 마지막으로 작곡된 것으로 기록되고 있는 음악이 이 곡입니다.

하이든은 이 곡 후에는 더 이상 협주곡을 쓰지 않았습니다.

말년의 하이든 그러니까 영국에서 흥행 음악가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굳힌 뒤에 오스트리아 빈으로

돌아온 하이든은 주로 현악4중주와 종교음악에 전념했습니다.

 

<트럼펫 협주곡 E플랫장조>는 빈 궁정악단의 트럼펫 연주자였던 안톤 바이딩거를 위해 작곡했다고

전해집니다.

애초에 트럼펫은 오늘날처럼 키와 밸브가 있는 형태가 아니었습니다.

당연히 음역이 넓지 못했고 표현할 수 있는 영역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당대의 트럼펫 비르투오조였던 바이딩거는 5개의 키가 달린 트럼펫 반음계를 표현할 수 있는

트럼펫을 직접 고안해 사용했다고 합니다.

기록에 따르자면  그는 1801년에 이 반음계 유건 트럼펫을

완성했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1790년대 후반부터 미완의 형태로나마 사용했으리라 짐작됩니다.

그가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 E플랫장조>를 초연한 것은 1800년 3월 28일이었습니다.

이 곡은 반음계를 표현할 수 없는 '옛날 트럼펫'으로는 연주가 불가능합니다.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 E플랫장조>는 별다른 설명없이도 쉽고 편하게 들을수 있는 곡입니다.

1악장은 바이올린이 첫 번째 주제를 제시하고 잠시후 관현악이 그것을 힘차게 이어받으면서

시작합니다.

곧이어 하강형의 선율이 역시 현악기들을 중심으로 연주되고 다시 한 번 관현악

합주가 그것을 이어받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트럼펫이 등장해 바이올린이 앞에서 선보였던

첫 번째 주제를 산뜻하게 연주합니다.

이어서 다시 관현악 합주가 펼쳐지다가 트럼펫이 두 번째 주제를 연주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고전주의 스타일의 음악을 들으면서 악장의

서두에 등장하는 두 개의 주제를 기억하는 것은 언제나 중요합니다.

2악장은 느린 안단테 악장입니다.

현악기들이 시칠리아풍의 춤곡 주제를 우아하게 연주하면서 문을 엽니다.

왠지 찬송가 분위기가 감도는 그 주제 선율을 곧바로 트럼펫이 이어받습니다.

그렇게 트럼펫과 관현악이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트럼펫이 처음에 등장했던 선율을 다시

한번 연주하면서 고즈넉하게 마무리 합니다.

3악장은 <장학퀴즈>덕분에 유명세를 얻은 악장입니다.

서두에서 현악기들이 제시하는 주제가 바로 그 유명한 장학퀴즈 시그널입니다.

그것을 관현악 합주가 이어받으면 현악기들이

짧고 빠른 음형으로 따라 붙으면서 관현악이 두 번째 주제를 제시합니다.

이어서 트럼펫이 등장해 첫 번째 주제를 잠시 후에는 두번쩨 주제를 반복해 연주합니다.

그렇게 트럼펫과 관현악이 주제를 발전시키다가 잠시 숨을 고르는 것처럼 음악이 살짝 잦아듭니다.

이어서 트럼펫이 첫 번째 주제를 다시 힘차게 연주하면서 마지막 코다(종결)로 들어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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