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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향곡 4번>은 차이콥스키가 37세였던 1877년에 작곡을 시작해 이듬해에 완성 초연한 곡입니다.
차이콥스키는 모두 6개의 교향곡을 작곡했는데 그중에서도 후반부에 놓이는 4번부터 6번까지가
오늘날 자주 연주됩니다.
특히 맨 앞에 놓이는 4번은 이전까지 차이콥스키가 보여줬던 교향곡 작법의 미숙함을 단번에
씻어내면서 러시아풍 교향곡의 전형을 선보이고 있는 걸작입니다.
게다가 본인이 곡에 대해 매우 세세한 해설을 남겨놓고 있어서 별도로 제목을 붙이지 않았음에도
표제음악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표제음악이란 작곡가가 곡의 제목을 별도로 붙이고 해설까지 달아 출판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예컨대 베토벤의 <교향곡 6번 전원>이라든가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같은 곡이 대표적입니다.
차이콥스키가 자신의 곡에 대해 그토록 자세한 설명을 남긴건 한 여인과 주고받은 편지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교향곡 4번>의 작곡에 착수하기 직전이었던 1876년, 차이콥스키는 자신의 일생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여인을 알게 됩니다.
그 여자는 러시아 철도 부호의 미망인이었던 폰메크 부인이었습니다.
차이콥스키보다 9년 연상이었는데 모스크바 음악원 설립자이자 피아니스트였던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이
그녀와 차이콥스키의 관계를 주선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물론 카페에서 소개팅을 시켜준것은 아니고 후원자와 예술가의 관계 말하자면 일종의
스폰서십을 주선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차이콥스키와 그녀의 관계가 그리 단순하진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14년간 그들이 주고받은 1200여 통의 편지들은 후원자와 예술가의 관계로만 보기에는
애매한 내용들이 적지 않게 섞여 있습니다.
남녀 사이에 오간 서신이다 보니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게다가 두 사람은 14년간 어느 사교 파티에서 딱 한 번 스치듯이 얼굴을 본 것 외에는 서로 만난 적이 없으니
상대에 대해 커다란 환상을 품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교향곡 4번>은 바로 그 든든한 후원자이자 연모의 대상을 염두에 두고 작곡한 첫 번째 곡입니다.
차이콥스키는 곡에 대해 세세한 해설을 써서 폰 메크 부인에게 첫 번째 악보를 선사했습니다.
그렇지만 곡의 정서는 매우 암울합니다.
러시아적 애상감은 물론이거니와 때때로 폭발하는 광기마저 느껴집니다.
물론 차이콥스키의 어두운 천성이 음악에 작용했을 겁니다.
우랄산맥 서쪽의 잿빛 광산촌 보트킨스크에서 태어난 차이콥스키는 태생적으로 어두운 정서를
지닌 사람이었습니다.
차이콥스키는 폰 메크 부인과 스폰서십을 맺은 이듬해에 모스크바 음악원 학생이었던
그러니까 자신의 제자였던 안토니나 밀류코바와 결혼합니다.
그 결혼은 밀류코바 측의 열렬한 구애 탓에 이뤄졌다고 합니다.
차이콥스키는 매우 우유부단하고 소심한 성품을 지닌 데다가 마음속으로 이미 폰 메크 부인에게
사모의 정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이래저래 결혼을 흔쾌히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그 결혼은 두 달도 안 돼 파경을 맞는데 차이콥스키는 결혼이 깨지기 직전에
모스크바 강에 뛰어들어 자살 소동을 벌이기도 합니다.
차이콥스키는 구조됐고 동생에 의해 병원에 입원합니다.
<교향곡 4번>은 그렇게 복잡한 상황 속에서 탄생했습니다.
밀류코바를 피해 이탈리아로 도망친 차이콥스키가 산레모 바닷가에서 오케스트레이션을
완성한 교향곡이니데 앞서 작곡한 1-3번과 확연히 구별되는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1악장은 호른과 파곳이 격렬한 팡파르를 연주하면서 시작합니다.
차이콥스키는 그것을 " 이 교향곡 전체의 핵심이며 정수"라면서 "운명"이라는 말로
폰 메크 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설명했습니다.
2악장에서는 오보에가 비애감 가득한 선율을 노래하다가 현악기들이 화답합니다.
3악장에서는 현악기들의 피치카토에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4악장은 변화가 상당히 심한 악장인데 관현악 총주가 격렬한 기세로 첫 번째 주제를
연주하다가 이어서 목관악기들이 러시아 민요<들에 선 자작나무>를 모티브로 삼은
소박한 선율을 두 번째 주제로 연주합니다.
직후에 다시 격렬한 첫 번째 주제로 돌아왔다가 차이콥스키 스스로 "민중의 축제일에 대한 묘사"
라고 설명한 어지러운 춤곡이 세 번째 주제로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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